
한국 프로야구, 2년 연속 천만 관중 돌파
한국 프로야구(KBO 리그)가 2024년에 이어 2025년에도 연이어 천만 관중을 돌파했습니다. 사실 프로야구가 이렇게 많은 팬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은 건 단순히 ‘좋은 성적을 낸 팀이 많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에요. 여기에 시대적 배경, 팬 문화의 변화, 경기 운영 방식의 혁신 등이 함께 맞물리면서 만들어낸 결과라고 보는 게 더 맞습니다.
빠르게 채워진 1000만, 그 속도가 기록
2024년에는 무려 리그 사상 최초로 천만 관중을 달성했는데, 그때만 해도 “이게 다시 가능할까?”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그런데 2025년에는 더 빠르게, 587경기 만에 천만 명 돌파라는 새로운 기록을 세운 거죠. 지난해 같은 숫자를 채우는 데 671경기가 필요했으니, 올해는 무려 84경기나 앞당긴 셈입니다. 이는 단순히 구단들이 성적을 내서가 아니라, 전반적으로 경기장에 ‘야구 보러 가고 싶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었다는 방증입니다.
평균 관중 수를 보면 더 확실히 알 수 있어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7,187명, 지난해보다 17%나 늘었습니다. 전체 좌석 점유율은 82.9%로, 거의 10명 중 8명이 채워진 거예요. 게다가 매진 경기가 무려 278경기나 나왔습니다. 작년 221경기보다 훨씬 많죠. 이쯤 되면 경기장에 가려면 예매 경쟁부터 치열해졌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닙니다.
경기 운영 혁신이 만든 ‘신뢰감’
천만 관중의 배경에는 KBO가 도입한 여러 제도가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게 바로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 시스템(ABS)입니다. 예전에는 심판 판정에 대한 불만이 경기 내내 이어지고, 때로는 팬들의 불신으로까지 번지곤 했죠. 그런데 이제는 기계가 일정한 기준으로 공을 판정해 주니, 선수들도 팬들도 훨씬 더 수긍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변화는 피치 클락이에요. 투수가 마운드에서 시간을 끌지 못하게 하다 보니 경기 템포가 확실히 빨라졌습니다. ‘길다, 지루하다’는 인식이 줄어들면서 가족 단위 관객도 예전보다 훨씬 편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된 거죠.
팬 문화의 세대 교체
재미있는 사실 하나. 관중 증가의 주역은 바로 젊은 여성 팬들이에요. 지난해 조사에서 티켓 구매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 특히 20대였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30대 여성 팬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하고요. “야구는 아저씨들의 스포츠”라는 오래된 편견은 이제 완전히 옛말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구단들도 이런 흐름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여성 팬을 위한 굿즈, 응원 콘텐츠, SNS 홍보를 적극적으로 내놓았죠. 덕분에 야구장은 단순히 경기만 보는 공간이 아니라, 사진 찍고, 즐기고, 새로운 추억을 만드는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구단별 성적과 관중 동향
팀 성적도 물론 관중 수에 영향을 주었어요. 올 시즌 선두 경쟁을 벌이는 팀들의 홈구장은 연일 매진 행렬이었고, 하위권 팀이라도 인기 선수와 다양한 이벤트 덕분에 꾸준히 관중을 끌어모았습니다. 특히 삼성 라이온즈,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 같은 전통 인기 구단은 여전히 관중 동원력에서 앞섰고, SSG 랜더스나 KT 위즈 같은 비교적 젊은 구단도 자신들만의 팬덤을 확실히 구축해가고 있습니다.
재밌는 건, 성적이 조금 아쉬운 팀들도 ‘팬 친화 이벤트’ 하나만 잘하면 관중이 몰린다는 거예요. 선수 팬미팅, 레전드 초청 경기, 어린이날 특별 이벤트 등은 그 자체로 매진을 보장하는 카드가 되고 있습니다.
‘야구 보는 날’이 된 사회적 분위기
2025년 8월 23일, 이른바 ‘Baseball Day’라 불린 날엔 전국적으로 다섯 개 구장이 동시에 매진을 기록했습니다. 하루 동안 무려 10만 명이 넘는 관중이 야구장을 찾았고, 그 순간 천만 관중 돌파가 확정됐습니다. 이건 단순한 기록을 넘어 “야구 보는 날은 모두가 함께 즐기는 축제”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퇴근 후 동료들과 야구장을 찾고, 가족들은 주말 나들이로 경기장을 선택합니다. 연인들에겐 데이트 코스로 자리 잡았고, 학생들에겐 친구들과 응원가를 부르며 스트레스 푸는 장소가 되었죠. 즉, 야구장이 세대와 계층을 넘나드는 ‘문화의 장’이 되어가고 있다는 거예요.
이제 궁금한 건 “그럼 내년에도 또 가능할까?”겠죠. 전문가들은 제도적 개선, 팬층 확대, 그리고 야구에 대한 꾸준한 관심이 유지된다면 앞으로도 천만 관중 시대는 ‘예외’가 아니라 ‘새로운 일상’이 될 거라고 전망합니다. 어쩌면 몇 년 뒤엔 “1500만 관중 시대”라는 말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